족근관 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은 후경골신경이 족근관 내에서 압박되어 발생하는 신경포착증후군이다. 본 증례의 환자는 족관절 내과 후방의 부종, 종물, 통증으로 타 병원에서 결절종으로 오인되어 흡인 및 주사치료를 시행 받았으나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갑자기 피하에 만져지던 종물 주변으로 색소침착 및 피부 변화가 발생하였고 본원에서 신체 진찰 및 영상 검사를 통해 정맥류에 의한 족근관 증후군으로 진단하였다. 치료로 족근관 감압술과 더불어 압박의 원인이 되는 경골신경을 감싸고 있는 비후된 정맥류를 모두 절제하여 증상의 호전을 얻을 수 있었기에 본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본원의 임상연구윤리 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로부터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WMCSB202311-22).
30세 남자 환자로 7년 전부터 발생한 좌측 족관절내과 후방의 부종과 종물 및 통증(visual analogue scale [VAS] score, 5점)으로 타 병원에서 결절종(ganglion cyst)으로 의심하여 수회 종물에 대한 흡인 및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본원 외래 내원하였다. 과거력은 없었으며 신체검사상 족관절내과 후방의 만져지는 종물 및 압통이 관찰되었다. 흡인물의 양상은 확인할 수 없었고, 환자가 종물의 종류와 제거 가능성 여부를 알기 원하여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었다.
이후 검사 예약시기에 앞서서 갑자기 종물 주변으로 색소침착 및 피부 변화가 발생하여 외래에 재내원하였다(Fig. 1). 추가적인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상 간헐적인 족저부 전반의 저림, 감각저하 증상이 6/10점 있었으며, 족관절내과에서 틴넬 증후(Tinel’s sign) 양성 소견을 보였다. 시행한 자기공명영상 검사상 결절종으로 추정되었던 족관절내과의 종물은 하지의 표재정맥이었으며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피부 밑으로 돌출되어 있는 형태를 보였다(Fig. 2). 또한 후경골정맥(posterior tibial vein)이 하지 전반에 걸쳐 정맥류(varicose vein)를 형성하고 있었고 족근관(tarsal tunnel) 주위에 정맥 울혈 소견도 관찰되었다(Fig. 3). 혈관외과 협진상 정맥류 자체의 모양, 크기, 양상 등을 보았을 때 주사경화치료, 정맥 내 레이저 치료 등 정맥류 자체의 치료의 필요성은 없으며, 치료를 하더라도 이미 정맥류에 의한 유착이나 압박 신경병증(compression neuropathy)을 호전시킬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이었다. 신경-근전도 검사상 족근관 증후군이 확인되었고 정맥류로 인한 족근관 증후군으로 최종 진단하 정맥류절제술 및 족근관 감압술을 시행하였다.
수술장 소견상 후경골정맥이 다량의 분지를 형성하면서 피부 쪽으로 표재정맥을 형성하고 있었고 정맥류가 하지 전반에 걸쳐 경골신경을 감싸 만성적인 압박에 의해 변성이 진행된 상태였다. 근위부에서는 비복근내측두(gastrocnemius medial head)의 내측 경계 근막이 경골신경을, 원위부에서는 족무지외전근(abductor hallucis)의 상부 경계가 비후되어 내측 족저 신경(medial plantar nerve)과 외측 족저 신경(lateral planter nerve)을 압박하고 있었다(Fig. 4). 표재정맥과 경골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정맥의 근위부와 원위부를 박리하여 제거하였고, 추후 압박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근막, 족근관, 근육의 경계 등도 모두 박리하고 경골신경, 내측 및 외측 족저신경을 감싸고 있는 정맥과 섬유조직도 모두 제거하였다(Fig. 5). 수술 직후 좌측 발목 통증(VAS score, 2점), 발바닥 저림, 감각저하 증상이 2/10점으로 호전되었고 수술 후 10개월이 지난 현재 외래 추시상 증상은 모두 소실되었다.
족근관은 부채 모양인 구조물로 족관절내과 후방에 위치하며 굴근지대(flexor retinaculum)가 그 위를 덮고 있고, 바닥은 거골, 종골 및 원위경골의 내측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섬유골관(fibroosseous tunnel)이다.1) 이 구조 안으로 긴발가락굽힘근(flexor digitorum longus), 후경골근(tibialis posterior), 후경골동맥(posterior tibial artery), 후경골신경(posterior tibial nerve)이 지나가며, 구조적인 특성상 경골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 터널 내로 공간 점유 병변이 생길 경우 신경에 대한 압박에 취약한 구조이다.2) 따라서 본 증례 환자의 수술장 소견을 고려해보았을 때 비후된 정맥류와 이로 인한 주변 근육, 근막의 압력 상승으로 경골신경과 그 분지들의 만성적인 압박 및 손상이 가능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족근관 증후군의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경골신경의 감압이다. 보존적 치료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나 공간 점유 병변으로 경골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구조물이 명확하다면 수술적 감압이 필요하다. Kobashi 등3)은 정맥류에 의한 족근관 증후군으로 진단하여 족근관 감압술만 시행했고 술 후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었지만 수개월 후 재발하였고 그 원인으로 정맥류의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본 증례처럼 압박의 원인이 정맥류로 확인된다면 족근관 감압술과 더불어 정맥류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또한 근위부의 비복근내측두, 원위부의 족무지외전근에서 압박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근막, 섬유조직들도 모두 박리하여 최대한 근위, 원위 분지까지 신경 압박을 일으킬수 있는 구조물을 확인하여 절제하는 것이 재발을 줄일 수 있다.1,4)
정맥류는 족근관 증후군의 흔한 원인이지만, 환자의 증상이 비특이적이며 정확한 통증의 위치나 양상을 확인하기 어려워 오진할 가능성이 있다.5,6) 본 환자의 족관절내과 후방의 종물은 타병원에서 결절종으로 오인되어 수년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시행되었고 지속적인 스테로이드 주사로 피부가 얇아져 있었으며, 추후 본원에서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통해 정맥류로 확진되었다. 또한 족관절내과 후방의 피부병변은 하지정맥류 때 나타나는 정체성 피부염(stasis dermatitis)에 의한 색소침착이다. 이는 하지에 정체된 정맥에 의한 압박과 혈관 염증으로 인한 멜라닌 색소 생성 증가와 혈철소(hemosiderin)의 침착에 의해 발생하며, 피부궤양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7) 따라서 족관절내과 후방의 종물, 색소침착과 더불어 족저부 통증과 이상 감각 발생 시 정맥류로 인한 족근관 증후군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경골신경과 분지의 주행 경로 따라 촉진, 타진하면서 공간점유병소 유무 및 틴넬 증후를 확인해야 하지만 환자가 명확한 압통이나 감각 이상을 표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영상 진단 검사를 시행해보아야 할 것이며 특히 자기공명영상 검사는 공간점유병소의 확인에 유용하다.1,4) 또한 본 증례와 같이 정맥류를 시사하는 소견인 피부병변 및 색소침착이 동반된 경우 도플러 초음파 검사(Duplex ultrasound), 정맥류의 모양과 위치 파악을 위해 컴퓨터 단층 정맥 조영술(CT venography)을 시행해 볼 수 있다.3) 본 환자의 경우 공간점유병소의 유무 및 족근관 증후군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 검사만 시행하였고, 정맥류의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추가적으로 컴퓨터 단층 정맥 조영술을 시행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족근관 증후군은 다양한 원인,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진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체 진찰 그리고 영상 검사를 종합하여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맥류에 의한 족근관 증후군은 단순한 족근관 증후군으로 오인하여 족근관 감압술만 시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3) 특히 피부 쪽으로 형성된 표재정맥을 육안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심부정맥에 의한 경골신경 압박을 간과하고 족근관 감압술만 시행하여 증상의 호전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피부 표재정맥 병변은 피부가 두꺼운 젊은 남자의 경우 육안상 단순낭종, 결절종 등과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흡인, 스테로이드 주입 등으로 치료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따라서 족관절 내과에서 피부병변 및 색소침착이 동반될 경우 정맥류를 고려해 봐야 할 것이며 영상 검사를 통해 정맥류와 신경 압박이 명확히 확인된 경우 족근관 감압술과 더불어 정맥류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다.
This study was conducted with the support of Wonkwang University in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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