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병성 관절병증(neuropathic arthropathy, Charcot arthropathy, 샤르코 관절병증)은 신경 외상(neurotrauma theory)과 신경 혈관 기능 이상(neurovascular theory)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만성 관절질환으로, 주로 뼈와 관절에 심각한 변형과 통증을 초래한다. 최근 이 질환은 주로 당뇨병과 관련이 깊으며, 기존에는 보존적 치료가 주로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접근은 궤양 및 그로 인한 절단과 같은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은 말초 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신경병성 관절병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는 널리 인식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관련 문헌이 드물며, 신경병성 관절병증의 발병 기전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또한, 비특이적인 임상 증상으로 인해 오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특히 당뇨병 이외의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논문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말초 신경병증을 앓고 있는 48세 여성 환자의 발목 관절에서 발생한 심각한 변형을 동반한 신경병성 관절병증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48세 여자환자가 약 1년 전부터 악화되는 우측 발목의 변형으로 발 딛기가 어려움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이 있으며, 28년 전 류마티스 진단 후 methotrexate (MTX), Arava (leflunomide), hydroxychloroquine, Solondo (prednisolone) 약물복용 기왕력이 있었다.
이학적 검사상 우측 발목의 심한 변형이 관찰되었으며, 우측 발목의 관절운동 범위 감소 및 양측 하지 길이 차이 소견을 보였다.
단순 방사선 검사(simple radiographs) 및 컴퓨터 단층촬영에서 거골하 관절(subtalar joint)까지 침범하는 Brodsky classification type 3A에 해당하는 신경병성 관절병증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1, 2). 신경병성 관절병증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당뇨병, 만성 알코올성 질환, 감염(Epstein–Barr virus [EBV], hepatitis C virus [HCV], HIV), 대사성 문제, 유전적 질환, 영양 결핍(B12, 엽산) 등 감별 진단을 하였으나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Table 1). 결국 1차적인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감각성 말초 신경병증으로 인해 발생한 신경병성 관절병증으로 진단하였고 통증 및 관절 상태 고려하여 수술적 치료를 계획하였다. 수술 전 시행한 혈액검사 소견은 Table 2와 같았다.
Table 1 . Differential diagnosis test of cause of neuropathic arthropathy
Test | Result | Normal range |
---|---|---|
HbA1c (%) | 5.2 | 4.0~5.7 |
Alanine aminotransferase (IU/L) | 27 | 5~40 |
Alkaline phosphatase (U/L) | 84 | 35~104 |
Vitamin B12 (pg/mL) | 2,513 | 243~894 |
Folate (µg/L) | >40.0 | 4.6~18.7 |
Creatinine (mg/dL) | 1.11 | 0.4~0.9 |
Bilirubin (total) (mg/dL) | 0.32 | 0.2~1.4 |
HIV Ag/Ab screening | Negative | - |
Hepatitis C virus antibody | Negative | - |
Hepatitis B surface antigen | Negative | - |
Table 2 . Pre-operative blood test
Test | Result | Normal range |
---|---|---|
White blood cell (/µL) | 6,200 | 4,000~10,000 |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mm/hr) | 14 | 0~20 |
C-reactive protein (mg/L) | 5 | 0~5 |
Cyclic citrullinated peptide antibody (U/mL) | 53.2 | 0~5 |
Rheumatic factor (IU/mL) | 9.7 | 0~14 |
이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척추 마취하 앙와위 상태에서 내측 및 외측 측면절개를 이용하였고 비골의 원위부를 절제하고 족관절 및 거골하 관절의 후방 관절면을 노출시켰다. 관절면의 연골부분을 제거한 후, 거골의 골결손이 심하여 동종 대퇴골두를 이용한 스트럿 동종 이식편(strut allograft)을 통해 골결손을 보충하였으며, 발목 관절을 시상면에서 중립 위, 관상면에서 5도의 외반 및 외회전 상태를 유지한 후 족저면을 통하여 역행성으로 골수내 금속정을 삽입하였다. 외측부위로 절제한 비골의 원위부를 채취하여 종방향으로 자른 뒤 안쪽은 잘게 부수어 자가골 이식을 하였으며 바깥쪽 비골 원위부의 반을 지주 자가이식 고정술(onlay strut autograft fixation)을 시행하였다. 내측 절개면을 통해 골절된 내과 부분을 제거한 후 강한 고정을 위해 반관형 판(semi tubular plate)을 이용한 추가 고정을 시행하였다(Fig. 3).
수술 후 2주째에 내측 및 외측부위 수술상처의 염증 소견 및 삼출물 소견 있어 상처 개방 후 지속적인 변연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상처 부위 호전을 위해서 술 후 3주째에 금속판을 제거하였으며 술 후 4주째 음압 상처 치료(negative pressure wound therapy)를 시행하였으며 상처 호전 소견을 보여 내측에 대해선 술 후 10주째에 부분층 피부이식(split thickness skin graft)을 시행하였다(Fig. 4).
환자는 수술 후 3개월까지 단하지 석고붕대를 시행하였고 수술 후 6개월까지 단하지 보조기를 착용하였다. 이후 일반 신발 착용 시 전접촉안창(total contact insole)을 착용하고 보행하였다. 수술 후 1년 6개월째 최종 추시하였으며 환자 보행 시 통증이 보이지 않으며 단순 방사선 검사상 골유합 소견을 보였다(Fig. 5).
신경병성 관절병증은 신경병증이 있는 사람의 뼈와 관절 기형을 초래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신경병성 관절병증의 발병기전에는 두 가지 주요 이론이 발전했다. 신경 외상 이론은 관절의 변형이 통증에 둔감한 관절에 대한 반복적인 기계적 외상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이론이며, 신경 혈관 이론은 관절의 변형이 신경에서 시작된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이 두 가지 이론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으나 결국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1) 이러한 병리기전에 의해 만성 관절병증을 유발하며 결국 뼈와 관절의 심한 변형 및 통증을 유발한다.
신경병성 관절병증의 치료로 과거의 통념은 침상안정, 압박 붕대, 전접촉 석고 고정 등을 통한 don’t touch 및 보존적 치료였다.2)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는 궤양, 그로 인한 절단을 포함한 합병증을 해결해 주지 못하며 50.6%의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보고가 있었다.3) 수술적 치료는 변형의 위치, 궤양, 감염, 관절의 안정성, 술자의 경험과 같은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으며 과거 사지 절단술에서 최근 사지 구제 재건술로 발전하고 있다.4) 이러한 수술적 치료를 통하여 안정된 관절을 만들어 통증을 줄이고, 족부 궤양을 예방하며 척행성 발(plantigrade foot)을 만들어 걸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신경병성 관절병증 수술적 치료의 목표이다.5)
신경병성 관절병증은 주로 당뇨병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최대 절반 정도에서 신경병증이 발생하고 30%∼40% 정도의 환자에서 신경병성 통증이 동반된다.6) 당뇨병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말초 신경병증의 발생률이 17%∼57%로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나 이 둘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인식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과거 문헌도 드물다. 하지만 신경병성 관절병증에서 tumour necrosis factor-α (TNF-α) 및 interleukin-1 활성의 증가는 관절 파괴와 관련이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보이는 TNF-α의 활성 증가는 조골세포 형성을 간접적으로 억제하고 파골세포 활동을 촉진하여 뼈와 관절 파괴로 이어진다.7) 이러한 공통된 생화학적 병리 기전을 보았을 때,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도 신경병성 관절병증이 동반될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8)
신경병성 관절병증 환자의 치료가 어려운 다른 이유는 감염이 잘 발생한다는 점이다. 신경병성 관절병증에서 관절유합술 등의 수술 후 합병증으로 상처 치유의 지연 및 수술 후 감염이 보고되었다.3-5) 본 증례에서도 수술 후 내측 수술상처부위 연부조직의 감염이 발생하여, 항생제 치료와 더불어 내측 금속판 제거 후 지속적인 번연절제술과 음압 상처 치료를 통해 감염의 치유를 얻은 후 부분층 피부이식술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였다.
본 증례는 당뇨병이 없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발생한 발목 관절 변형의 원인을 감별하여 신경병성 관절병증을 진단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당뇨병, 만성 알코올성 질환, 감염(EBV, HCV, HIV), 대사성 문제, 유전적 질환, 영양 결핍(B12, 엽산) 등 감별 진단을 신속하게 시행하여야 하며 당뇨가 없는 경우 신경병성 관절병증 진단이 지연될 수 있기에 류마티스 관절염과 관련된 신경병성 관절병증의 발생 가능성을 강조한다. 또한 적절한 수술적 치료를 통하여 압력 발생 부위를 없애 궤양을 예방하고 체중 부하에 안정된 관절을 만들며 척행성 발을 만들어 걸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임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증례에서는 환자 중심의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며, 적절한 진단, 신중한 치료 계획 수립,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